토니 크로스가 독일 대표팀 복귀를 선언했다.

축구 매체 ‘premftbl’은 23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크로스는 독일 대표팀으로 복귀할 것을 발표했다. 그가 있는 독일의 모습이다. 독일이 그와 함께 유로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라고 전하며 유로 2024 독일 대표팀의 예상 라인업을 공개했다.

포메이션은 4-3-3이었다. 자말 무시알라, 토마스 뮐러, 르로이 사네, 일카이 귄도안, 크로스, 레온 고레츠카, 다비트 라움, 안토니오 뤼디거, 조나단 타, 요슈아 키미히, 마누엘 노이어가 이름을 올렸다.

크로스는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여러분, 짧고 굵게 말씀드리자면 나는 3월부터 다시 독일 대표팀에서 뛰게 된다. 왜냐하면 독일 대표팀의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고, 유로 2024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크로스는 독일 내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다. 크로스는 2010년 20세의 나이로 A대표팀에 차출됐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운이 좋게 크로스는 출전 기회를 받았지만 좋은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이후 독일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유로 2012 예선에서 맹활약했다. 하지만 유로 2012 본선에서는 교체로 출전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게티 이미지

크로스는 영광의 순간을 맞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나섰다. 크로스는 독일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고 독일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독일은 무서운 기세로 4강에 올랐고 개최국 브라질은 7-1로 대파했다. 결승에서는 아르헨티나를 만나 연장 혈투 끝에 마리오 괴체의 결승골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독일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독일도 우승팀 징크스는 피할 수 없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에 0-3으로 패배해 짐을 싸야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2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유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유로 2016에선 4강, 유로 2020에선 16강에서 떨어졌다. 유로 2020 이후 크로스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크로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더 이상의 A매치는 없을 것이다. 난 옛날부터 유로 이후 대표팀을 은퇴할 생각이었다. 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크로스의 복귀는 독일 대표팀 입장에서 큰 힘이 된다. 크로스는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에서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볼 소유, 볼 배급 등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독일의 중원에서 중심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크로스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역대급 중원을 결성했다. 보통 공격수 트리오가 주목받는 경우는 많아도 미드필더 트리오가 관심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바르셀로나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세 얼간이’가 있었다면, 레알 마드리드에는 크로스, 카세미루, 루카 모드리치의 ‘크카모’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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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는 2015-16시즌 역대급 미드필더 조합을 완성했다. 모드리치는 2012-13시즌 토트넘 훗스퍼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2014-15시즌 크로스가 합류했고 2015-16시즌 카세미루가 FC 포르투에서 임대 복귀하면서 크로스, 카세미루, 모드리치가 만났다.

카세미루, 크로스, 모드리치는 레알 마드리드를 유럽 정상에 올려놨다. 2015-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꺾고 빅이어를 들어올렸다. 이후 2016-17시즌, 2017-18시즌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며 UCL 3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카세미루, 크로스, 모드리치는 좋은 기량을 유지했고 2021-22시즌 한 번 더 UCL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 카세미루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크카모’는 해체됐다. 모드리치도 레알 마드리드와 결별을 앞두면서 이제 크로스만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모드리치는 재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올해 여름까지다. 모드리치는 이번 시즌 어린 자원들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면서 계약 종료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크로스는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크로스는 자신의 장점인 볼 소유, 볼 배급 능력 등을 바탕으로 여전히 주전으로 맹활약 중이다. 이번 시즌 모든 대회에서 32경기 1골 7도움을 기록 중이다.

한편, 독일은 이번 유로에서 우승을 열망하고 있다. 이번 유로가 독일에서 열리는 만큼 트로피를 다른 국가에 내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크로스가 독일을 이끌고 오랜 염원이었던 유로 우승을 차지할지 주목된다. 독일의 마지막 유로 우승은 1996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