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재회한 두 팀의 맞대결은 승부차기 끝에 파라과이가 승리하며 16강에 오르게 됐다.
독일 1-1 파라과이 (승부차기 3-4)
독일 득점: 하베르츠(54) 파라과이 득점: 엔시소(42)
24년 전, 두 팀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었고 당시 1-0 스코어로 독일이 신승을 거뒀다. 그리고 이번에는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12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한 독일이 16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은 파라과이를 FIFA 월드컵 2026 32강에서 만났다. 당시에도 팽팽했던 경기 흐름은 미국에서도 이어졌고, 이번에는 파라과이가 이변을 일으키며 ‘깜짝’ 16강행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 초반, 후니오르 알론소가 좌측에서 온 코너킥을 마킹 없이 받으면서 좋은 기회를 잡았는데, 알론소의 슈팅을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파라과이 절호의 찬스가 무산됐다.
예상 밖으로 독일이 경기를 주도하지 못하는 가운데, 파라과이가 전반 막판에 득점을 터트리며 한 골 앞서가기 시작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다시 볼을 잡은 파라과이, 미겔 알미론이 측면에서 오버래핑하는 마티아스 갈라르사에게 볼을 내줬다. 갈라르사는 정확한 크로스로 훌리오 엔시소의 머리를 맞추며 파라과이의 선제골을 만들었다.
돌파구가 필요했던 독일을 구한 건 카이 하베르츠였다. 좌측에 있던 플로리안 비르츠가 훌륭한 오른발 크로스로 박스 안에 진입해있던 하베르츠에게 정확히 전달했고, 하베르츠는 헤더로 방향만 바꾸며 동점골을 만들었다.
두 팀의 승부는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이번 대회 첫 연장전이 펼쳐졌다. 득점을 계속해서 노렸던 독일은 파라과이 진영에서 볼을 주고받았고, 코너킥에서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연장 전반, 나타니엘 브라운이 올린 코너킥을 요나탄 타가 길게 돌아 반대쪽에서 강력한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발데마르 안톤이 그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다는 이유로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연장 후반, 파울을 범했던 안톤이 코너킥 상황에서 결정적인 헤더를 기록했으나, 안톤의 슈팅은 애석하게도 올란도 힐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결국 120분 동안 승부를 가르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로 향했다.

만 40세의 노이어 골키퍼와 만 26세의 힐 골키퍼의 맞대결이 주목을 받은 가운데, 독일의 첫 번째 키커 하베르츠의 킥은 힐 골키퍼가 정확히 읽어내며 막아냈다. 노이어 역시 방향은 읽었으나, 파라과이의 마우리시우는 성공시켰다. 두 번째 키커는 주장 간의 대결이었는데 요주아 키미히와 구스타보 고메스 모두 성공시켰다. 3번 키커 자말 무시알라와 갈라르사도 골망을 흔든 가운데, 힐 골키퍼가 4번 키커 닉 볼테마데의 킥마저도 막아내며 파라과이가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파라과이의 4번 키커 안토니오 사나브리아의 슈팅이 골대로 향하지 않으면서 마지막 킥까지 이어졌다. 5번 키커 나딤 아미리가 성공시킨 가운데, 파비안 발부에나의 킥을 노이어 키퍼가 막아내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뜨거워진 경기장에서 찬물을 끼얹은 건 6번 키커 타였다. 센터백 타의 슈팅은 골대 위쪽으로 날아갔다. 파라과이가 승부를 결정 지을 수 있는 순간, 호세 카날레가 킥을 성공시키며 16강행을 확정 지었다.
120분의 혈투 끝에 승리한 파라과이는 이제 7월 4일(현지 기준)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16강전에서 프랑스와 스웨덴 중 승자를 만난다.
주요 기록
- 훌리오 엔시소의 전반전 득점은 파라과이의 월드컵 역사상 단판 토너먼트에서 기록한 첫 번째 득점이 됐다.
미켈롭 울트라 슈페리어 최우수 선수(SPOTM)
올란도 힐(파라과이)

말말말
“이 감정을 설명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팀 동료들과 이 그룹이 정말 자랑스럽다. 지난 인터뷰에서 이 팀은 한 경기를 더 치를 자격이 있다고 말했던 것 같다. 우리가 겪어온 모든 것을 생각하면, 가장 인상적인 것은 우리의 단결력이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도 맞설 수 있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독일은 우리를 이기기 위해 정말 엄청나게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구스타보 고메스, 파라과이 수비수
“엄청난 감격이다. 힘든 경기였으나, 우리는 버텨냈다. 우리는 선제골을 넣었고, 상대가 동점골을 기록했으나, 이후에도 우린 계속해서 버텼다. 당연히 우리는 모든 키커와 세부 사항을 분석했다. 신께 감사하게도, 두 번의 페널티킥을 막아낼 수 있었다. 이것은 특권이다. 우리는 챔피언을 탈락시켰다. 이 승리를 모든 파라과이 국민들께 바친다.” – 올란도 힐, 파라과이 골키퍼
“라커룸에는 정말 큰 좌절의 분위기가 있다. 안타깝지만 축구는 때때로 그렇게 흘러간다. 어떤 팀들은 단순한 방식으로도 이길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방식에 대해서는 꾸준히 수비해야 한다. 우리는 상대가 경기를 쫓아오게 만드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훨씬 더 자주 공을 박스 안으로 넣을 수 있었다. 승부차기까지 가기 전에 경기를 끝냈어야 했다. 우리의 빌드업 플레이는 너무 느렸다.” –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감독
“조금 말문이 막힌다. 이번이 내 두 번째 월드컵인데 두 번 모두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사과뿐이다. 최근 몇 차례 대회에서 우리가 나쁜 축구를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늘 무언가가 부족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특히 선수들이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그 부분에서 감독은 제외하고 싶다.” – 카이 하베르츠, 독일 공격수
“실망이라는 말이 딱 맞다. 라커룸에서는 많은 말이 오가지 않는다. 모두가 이 상황을 각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너무 적은 기회만 만들었다. 안타깝게도 결정력이 부족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충분하지 않았다. 우리의 퀄리티를 경기장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 마누엘 노이어, 독일 골키퍼
